삼성전자의 대표 SSD인 '840 EVO'가 최근 불거진 속도 하락 문제로 인해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가 제공하는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그동안 20~30%대를 넘나들며 단일 모델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 840 EVO 120GB'가 속도 문제로 논란이 된 지난주부터 판매량이 줄기 시작해 10%대로 낮아지다가 28일에는 7.23%까지 급감했다.

250MB 모델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15일 5~6%를 유지하던 점유율은 지난주 1~2%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840 EVO는 TLC(3bit MLC) 타입의 SSD로, 저렴한 가격에 SSD가 갖고 있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가격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128GB 모델은 지난 8월까지 전체 SSD 판매량의 32.48%의 점유율로 국내 판매량 1위를 달리던 모델이다.

그러나 지난 주 국내 하드웨어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840 EVO 모델의 속도 저하 문제가 제기되면서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버클록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영국 사이트인 overclock.net의 한 사용자가 자신이 사용하는 840 EVO SSD에서 저장한지 오래된 파일의 읽기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글을 올리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인 HDTach로 살펴본 결과 일부 영역에서 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 하지만 자신이 OS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840 PRO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다며 동일한 HDTach 측정 결과를 비교, 공개했다.

지난 8월 이 글이 최초로 등록된 후 overclock.net 사이트에는 이 문제에 대한 글이 계속 이어졌으며, 국내에는 지난주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삼성전자 840 EVO 문제의 핵심은 SSD라는 스펙이 무색하게 읽기 속도가 제대로 안나온다는 것. 최근 기록한 새 파일은 큰 문제가 없으나 기록한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난 파일을 읽을 때에는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 문제에 대해 국내에서는 아직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외신(AnandTech)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파악하고 있으며, 10월 15일에 읽기 성능 문제를 수정하는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펌웨어 개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판매량은 소폭 회복되는 분위기이지만 하드웨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제품 성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 사이에서는 펌웨어 수정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라면서 리콜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