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등 서구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특한 세탁 문화가 세탁기와 별도로 건조기를 구비하여 쓰는 것이다. 바깥 날씨와 상관 없이 빨래를 손쉽게 말리기 위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빨래를 실외에서 말리기지 않고 건조기에 넣어 건조시킨다. 세탁에서도 합리성을 추구하는 서구 문화가 건조기 사용을 대중화한 셈이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세계 최초 결합형 프리미엄 세탁기 ‘트롬 트윈워시’는 빨래를 분리하여 따로따로 세탁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가 낳은 혁신적인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기 옷과 어른 옷, 고급 옷감과 일반 의류, 진한 색상 의류와 흰 옷 등 입는 사람의 옷감 별로 세탁을 따로 하는 편이다.

‘분리 세탁’을 선호하는 경향은 옛날 재래 빨래에서부터 비롯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흰옷을 즐겨 입는 의복 문화를 가진 민족이었기에 빨랫감을 그대로 빠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 옷을 종류 별로 전부 해체하여 빨래를 했고 흰옷은 따로 냇가의 햇볕에 널어 바래지도록 하여 더욱 희게 만들기도 했다.

오랜 분리 세탁 문화는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세탁기를 탄생시켰다. 지난 2007년 LG전자는 소비자 조사에서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형 세탁기가 있는 가정에서도 아기 옷이나 속옷은 따로 빨고 싶어한 것. 아기 옷은 물론 딸들이 본인 옷을 아빠 옷과 함께 세탁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0~40%, 부부 의류를 같이 세탁하지 않는 경우도 10%로 나타났다.

이 때부터 LG전자는 빨랫감에 따라 세탁을 따로 할 수 있는 세탁기 개발에 착수했다. 2대의 세탁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개발 과정에만 무려 8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선보인 제품이 지난 7월 출시된 ‘트롬 트윈워시’’다.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미니워시(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함으로써 하나의 바디에 세탁기 두 대가 들어간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분리 세탁 문화를 반영한 세탁기인 만큼 트롬 트윈워시의 가장 큰 장점은 옷감 별로 따로 빨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주말에 몰아서 돌리는 큰 빨래, 오염이 심한 빨래는 위 트롬으로, 매일 갈아입는 양말, 속옷, 수건 등의 소량 빨래는 아래 통돌이로 간편하게 세탁하면 된다.

분리 세탁이 되니 동시 세탁도 가능하다. 아기 옷과 속옷, 색깔 옷 등을 따로 빨래하느라 세탁기를 두 번 돌릴 필요가 없다. 세탁기를 위 아래로 나누어 손쉽게 동시 세탁을 하니 세탁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트롬 아래 미니워시가 장착된 형태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간을 차치하지 않고 미니 세탁기를 두는 공간적 효용성도 큰 장점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보다 위생적인 세탁을 위해 옷감을 나누어 빠는 세탁 패턴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아온 우리나라에서 특히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가 높다” 며 “트롬 트윈워시는 어른과 아이, 남성과 여성 빨래를 구분하는 한국을 비롯해 분리 세탁에 대한 니즈가 있는 중국, 미국 등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